Elep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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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두고 어떤 단일한 현상의 포착을 운운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인과적인 주제 성립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반 알트만적이다. 그러므로 관객이 진정으로 목도할 진실은 다름 아닌 카메라의 촛점이 나간 부분들이다. (외화면은 감히 논하기도 거북하다.)

영화 감독은 그리고 관객은 무엇을 근거로 영화의 숏을 믿는가? 카메라의 이데올로기를 견고하게 만든 건 영화 장치를 사랑한 수많은 이들이다. 그런데도 수많은 거장들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종합의 원리가 자아내는 거짓 마술을 적극적으로 남용한다. (그나마 랑과 히치콕은 각각 마부제 박사의 유언과 현기증을 통해 영화인들이 외면하는 진실을 시청각적으로 폭로할 줄은 알았다.)

데이비드 린치 역시 멀홀랜드 드라이브 이후 영화를 통해 이러한 신화에 반기를 드는 감독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린치의 작업물은 앞에서 언급한 선배들과 유사하게 오류를 통해 그것을 지시함으로써 러셀의 역설에 빠지는 한계를 갖는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린치를 필요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는 걸 주저한다.)

구스 반 산트는 마침내 이 작품을 통해 선배들보다 더 멀리 자신의 이정표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