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Men

Children of Men

이런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다시 고민에 잠기는 날이었다. 마냥 비관적인 정서에 잠기기는 싫어서 얼마 전부터 계획해왔던 <칠드런 오브 맨> 감상을 실천에 옮겼다.
절망 끝에서 발견한 희망의 가치를 이 영화보다 강렬하게 말하는 영화가 있을까. 내가 <칠드런 오브 맨>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무척 현실적이어서 그렇다. 이 영화는 SF적인 설정을 단지 설정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그게 현실세계에서 진짜 일어날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하여 사실적으로, 거의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으로 장면들을 구현한다. 그래서 다른 SF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볼 때보다 이야기 속 인류와 세상을 더욱 진지하고 지적으로, 그러면서도 동시에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을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세상과 실제 인류에게도 연결시켜 생각해보게 한다.
결말도 무척 현실적으로 느껴졌던 게, 사실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지 않은가? ‘휴먼 프로젝트’가 없을 수도 있고, 있다 해도 그곳의 과학자들이 결국 해결 방안을 못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저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끝난 것인데, 이게 지금 우리의 상황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발버둥쳐 봐야 우리가 마주한 이 거대한 재앙을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절망적인 세상 속에서도 우린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칠드런 오브 맨>은 그런 희망 한 줄기를 우리 마음속에 심어줄 수 있는 위대한 영화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