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ll, Baby... Kill!

    Kill, Baby... Kill!

    내용이나 컨셉 자체는 단순하지만 독창적인 미장센, 압도적인 연출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음산한 분위기가 일품이다. 스토리를 잊고 멍하니 화면에 빨려들어가듯이 감상하다보면 벗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갇힌 기분이 든다. 근래 본 영화 중 가장 무서웠다.

  • To Live

    To Live

    공산화되어가는 중국의 격동기를 한 가족의 시점에서 체험하는 건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준다.

  • Modern Family

    Modern Family

    기획의도는 출산 장려를 위해서였다는데,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다 보고 나면 오히려 아이를 낳고 키우기가 망설여질 것 같다.

  • Duelist

    Duelist

    남자보다 더 거친 하지원, 여자보다 더 고운 강동원의 대비되는 느낌이 좋다. 후반부에서 늘어지는 리듬과 K드라마스러운 감정선은 당혹스럽지만 시장터 난장판이나 결투 장면 등에선 이명세 특유의 스타일과 함께 정말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남긴다.

  • A Place in the Sun

    A Place in the Sun

    더 이상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남자의 지옥 같은 이중생활을 담았다. 언제 미디움 숏을 쓸 지, 언제 클로즈업 숏을 쓸 지, 언제 디졸브를 할 지 등에 대한 감독의 선택들이 훌륭하다.

  • Yi Yi

    Yi Yi

    인생이란 대체 무엇일까. 내 인생은 왜 이런 것일까. 내 과거는 왜 이리 후회로 가득 차 있는 것일까. 다시 돌아가도 달라질 건 없다는 걸 받아들이게 되면서 무기력해지는 건 왜일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은 어쩜 이리도 아름다울까.
    영화가 품어야 할 가장 근원적인 질문들을 담고 있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본 날의 감동은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Black Hollow Cage

    Black Hollow Cage

    의도적이었을 느린 호흡은 종종 지겨웠지만, 중반에 예고된 비극이 일어나는 순간을 정갈한 롱 쇼트로 담아낸 일련의 컷들은 숨막히게 인상적이다.

  • Running Out of Time

    Running Out of Time

    코미디까지 자연스럽게 섞으며 무게를 잡지 않는 스릴과 낭만이 매력적이다. 영화의 톤, 두 주인공의 관계, 음악 등 많은 요소가 홍콩 느와르의 전형에서 살짝 벗어나 있어서 묘한 감흥을 안겨준다.

  • Gakkô no kaidan F

    Gakkô no kaidan F

    어느 학교에나 괴담은 있지만, 그 학교가 없어지면 괴담도 함께 사라질 것이란 영화의 정서가 참 쓸쓸하다. 그래서 일본 호러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묘한 애조를 띈 독특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또한 잘 활용하기만 하면 도시전설 이야기가 그 지역의 사회현상을 아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르란 것을 느꼈다.

  • Scary Stories to Tell in the Dark

    Scary Stories to Tell in the Dark

    호러영화에서 초자연적인 존재는 살인마나 괴수와는 달리 그 존재가 모호하고 불명확할수록 오싹하다. <스케어리 스토리>와 같은 영화들을 볼 때 느끼는 어정쩡함은 아마 모호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 너무나 분명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A Story of Yonosuke

    A Story of Yonosuke

    따스하게 찍힌 80년대 장면과, 차가운 톤으로 찍힌 2000년대 장면들의 대비가 마치 버블경제 전후의 일본인들의 집단적인 심리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 자체도 요노스케라는 그 시절 그 친구에 대한 회상인 동시에 모든 게 낙관적이고 희망찼던 버블경제 시절에 대한 일본인들의 그리움을 다룬다는 느낌이 든다.

  • Carrie

    Carrie

    캐리가 행복한 결말을 맞길 바라게 만들면서도 기어이 파국으로 마무리짓는 얄미우면서도 능수능란한 연출에 감탄. 하지만 이 영화를 완성시키는 건 결국 씨씨 스페이식의 눈빛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정 장면들에선 그녀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첫 샷이 너무나 좋았다. 카메라가 우로 트래킹하며 씻고 환복하는 여학생들로 가득한 락커룸을 지나쳐 주인공 캐리에게 도달하는 샷. 이야기의 핵심 테마이기도 한 성을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학교의 (비)일상적 풍경(여학생들에겐 일상적이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아니다)을 담아낸 이 장면은 기이한 동시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