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s ★★★★

인생을 산다는 건 그저 누군가를 흉내내고 그리고 그 흉내냄이 주는 공허함을 느끼는 행위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지오르고스 란티모스는 송곳니에 이어 쉽지 않은 이야기를 꺼낸다. 송곳니이 셋팅된 풍자였다면 알프스에선 산다는 것의 고단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인 이상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탐구는 죽을때까지 하게 되는데 이때 온전한 나로써 존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 우린 자연스레 다른이의 삶을 바라본다. 심적으로 약해진 상황에서의 다른이의 삶은 대부분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한다. 배우들의 삶을 쫓는 일도 결국 내가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한 호기심보단 부러움에서 출발하기에 이건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한 여행에서 일종의 도피처가 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커지는 공허감은 다시 나를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제앞으로 오게 만든다. 이런 행위의 반복이 결국 인생인 것이다.

사람으로써 온전한 내가 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송곳니보단 좀 덜하지만 여전히 부조리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송곳니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계속 보게끔 만드는 그의 연출력이 흥미롭다. 일관된 건조함은 카메라와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혀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듯하면서도 쌓아가다 마주치는 일관성의 묘미를 무리하지 않고 끌고간다. 또한 송곳니에서도 그렇지만 그가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다. 굉장히 사실적인 폭력장면에서 카메라는 그저 응시한다. 그가 만드는 폭력의 이미지들이 만들어지는 순간들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핵심 주제와 마주칠때만 나타난다. 힘을 줘야할때와 풀어야할때를 아는 것은 감독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