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 ★★★

보이는 것만 믿고, 보였던 것들만이 증거가 되는 사회. 이곳에선 보이는 것이 전부 사실이며 진실이 된다. 내가 본 모든 것들이 데이터가 되어 기록되는 곳. 공공의 안전과 투명성을 빌미로 언제나 그들은 내가 본 모든 것들을 바라 볼수도 있고, 위협이 된다면 언제나 나를 감시할 수도 있다. 그들은 공공의 안전과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생활 침해는 당연히 받아들여야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러한 통제로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믿는 사회는 유토피아가 아닌 무채색의 디스토피아로 그려진다. 무표정한 배우들. 그들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단한번도 웃지 않는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없이는 웃을 순 없다.

보이는 것만을 맹신하는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보이는 것만을 더 믿을수 없게 된다. 기술은 발달하고 눈에 보이는 수많은 정보 역시 조작된다. 시스템은 스스로 난관에 빠질수록 더욱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한다. 작품 속 경찰이 '살'의 시점으로 그를 감시하는 씬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국정원 사찰등이 문제가 되었고, 전세계로 보면 오래전부터 수없이 이어진 사례가 있다. 모두에겐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권리가 있어서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 있을 뿐인데 시스템은 이것을 숨기고 싶은 비밀로 받아 들인다. 모든 사람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통제하려는 시스템의 입장에선 사생활의 자유를 누리려하는 이들은 위협의 대상이 된다.

시스템은 끊임없이 통제하려 들지만 익명의 사람들은 늘어만 간다. 시스템까지 해킹 당한 상황에서 더이상 시각 이미지 정보는 무용지물이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디스토피아. 통제에는 한계가 있다. 아논은 근미래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프리즘 프로젝트 , 한국의 국정원 민간사찰. 모두 국가의 안전을 핑계삼아 개인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한다. 나의 사생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